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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머무는 자리

하루에 2만원까지만 쓰기

by WindSeat 2018. 4. 5.

경기도 안 좋고 벌이도 예전 같지 않아서 지난 해 중순부터 지출을 줄여왔다. 전에는 돈이 필요하면 카드론도 쉽게 썼었고 할부는 생활의 지혜였다. 월수입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매월 고정지출도 있고 예상치 않게 지출해야 하는 경우도 생겨서 쉽지는 않았지만, 카드론은 물론 할부도 지금은 쓰지 않는다. 할부도 빚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돈을 모아 일시불로만 카드를 쓰고 있다. 체크카드를 쓰면 제일 좋겠지만 아직은 좀 버겁다.


점심도 도시락을 싸 다닐 정도로 최대한 지출을 줄이려 한 덕택에 지난 해 말부터는 통장에 잔고가 남기 시작해서 얼마씩 적금을 들었다. 소위 말하는 월급이 통장을 훑고 지나가는 상황에서 벗어났다. 올해도 지출을 줄이려는 노력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슬슬 긴장이 풀어지기 시작했는지 지난 2월 3월은 월수입보다 월지출이 큰 상황이 되었다.


명절도 있었고 신학기에 봄맞이에 어쩔 수 없이 써야 하는 돈이긴 했지만 통장이 비어 간다는 건 그동안의 노력을 수포로 돌리는 것이었다. 4월 들어서는 그동안의 탕진잼을 반성하며 하루에 2만원까지만 쓰기로 작정했다.


오늘이 4월 5일. 아직까지 잘 버티고 있기는 하지만 쉽지 않다. 생활비 결제나 기부 이체 나가는 것도 모두 포함해서 지출을 잡는 것이라 이미 7일까지는 추가 지출 금지다. 퇴근하는 길에 소주 한병 사들고 집에 가는 것도 참고 있다. 차 끌고 멀리 대형마트 가서 한꺼번에 장 보는게 힘들고 귀찮아서 동네마트에 수시로 들리던 것도 끊었다. 대신,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가성비와 가심비를 꼼꼼히 따져가며 공을 들여 지출하고 있다.


세상에 돈 쓰는 것만큼 재미난 일도 없는 것 같다. 하루에 천원 이천원이라도 써야 고생하며 하루를 보낸 보람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지갑에서 카드나 현금을 꺼내 결제할 때 뇌에서 도파민이라도 분비되는 모양이다. 억지로 줄이려 했더니 금단현상이 생기는 것 같다. 그래도 이번 달은 결심한 대로 아껴 살아 보리라 다시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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