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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퇴근 할 때 생각나는 너. 하루 일과를 마치고 나의 둥지로 돌아갈 때 ... 무엇이 머리 속에 떠 오르는지? 나는 술 ... 이야. 술 마시기 위해 태어난 것도 아니고, 술 못 마셔서 금단현상을 경험하는 중독자도 아닌데 말이지. 이 글을 쓰는 지금, 사실 맨정신은 아니다. 담배는 근 십여년을 피워댔어도 쉽게 끊었는데, 술은 창조주의 선물인지 내 영혼에 붙어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 술기운에 용감해 지고, 술기운에 선을 넘어 보기도 한다.그만큼 술은 내 영혼에 잇대어 있나 보다. 내일이 더 좋을 것이라 기대하는 바탕에는 고단한 어제를 억지로라도 지워버려야 하는 보호본능이 작용하기 때문이지 않은가? 그래서 술은 ... 오늘 내가 가진 내 머릿속의 지우개다. 2018. 3. 24.
인생은 놀이동산으로 간 소풍 천상병 시인은 인생을 '소풍'에 비유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내 비록 시인은 아니지만, 삶을 놀이동산에 비유해 보고 싶다. 어느 놀이동산이 되었든 놀이기구는 한정되어 있다. 내 사는 시대에 기대할 수 있는 선택지가 한정되어 있는 것처럼. 인기가 충만한 놀이기구의 경우에는 내 차례가 되기까지 닥치고 줄서 끝모를 인고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짧디 짧은 내 인생의 3분의 1 남짓을 이 사회 대다수가 알아주는 직업군의 일원이 되기 위한 허울좋은 스펙들을 습득하는 것에 소모해야 하는 것처럼. 누군가는 퀵패스라는 권능으로, 줄서 기다리는 나를 허무하게 만들기도 한다. 마치 금수저라도 물고 나온 것처럼. 오랜 기다림 끝에 내게 주어진 보.. 2018. 3. 21.
시작, 마음 내킬 때 아무렇게나 글쓰기 어릴 때 가졌던 바램 중 하나가 글 잘 쓰는 어른이 되는 것이었다. 책은 곧잘 읽기도 하고 독서 자체를 좋아했지만, 나이에 어울리는 글쓰기에는 늘 허덕거렸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인지 초등학생 시절 초딩스럽지 않은 성숙한 글을 쓰는 또래 여학생들을 무척 부러워했던 것 같기도 하다. 대학시절에도 별로 달라진 것은 없어서 외워 쓰는 답안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체점자의 심금을 울리는 재주는 없었다. 특별히 남들의 시선을 끌만한 달란트는 아니었기에 그렇게 글쓰기는 내 관심에서 멀어져 간지 오래였다. 얼마전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는 일본영화를 감명 깊게 봤다. 시한부인생을 살고 있는 여주인공이 틈틈히 소중한 일상의 단편을 적어 나가던 '공병문고'를 보면서 마음이 좀 동했다. 집, 회사, 회사, 집, 그리고 교.. 2018. 3. 18.